익산시가 왕궁 가축분뇨처리시설 기능보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의회 동의는 물론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등 같은 유형의 위법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 현안사업에 대한 민간투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갈수록 경직되어 가는 익산시 재정 운영의 경직성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의회 경시하는 집행부 '비난'
제153회 임시회 첫날(15일) 5분 발언에 나선 손문선 의원은 이 같이 주장하며 “익산시는 참으로 법적 개념이 없다. 의회와 법에 대한 경시풍조를 생각하면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손 의원은 익산시의 위법한 행정행위에 대해 관련 규정을 조목조목 제시하며 날카롭게 비판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3항에 의거 지방자치단체장은 조례나 규칙으로 정한 바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 중 조사, 검정, 검사, 관리업무 등 주민의 권리 의무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무를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위탁할 수 있다.
또, 익산시 사무에 민간위탁촉진 및 관리조례 제4조 제3항에 따라 시장은 사무를 위탁하고자 할 때는 국가의 위임사무는 관계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자치사무는 익산시의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익산시가 왕궁가축분뇨처리시설 보강공사를 민간투자 사업으로 하고, 협약을 체결한 업체에게 시설을 위탁하려면 마땅히 법과 조례에 의거 의회의 동의를 득해야 한다.
하지만 익산시는 이 같은 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한 익산시의 행정행위는 위법이라는 게 손 의원의 주장이다.
손 의원은 “이 같은 문제 등에 따라 익산시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관리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이 제152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기간에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보류 결정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익산시는 그동안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추진해놓고 이제 와서 민간위탁을 포함한 관련조례를 통과시켜 달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 의원은 반복되는 익산시의 위법행위에 대해 강도높게 질타했다.
그는 “유스호스텔사업을 추진하면서 법적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그렇게 지적을 받고도 익산시는 계속 같은 유형의 위법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짚고 “이제 와서 어쩔 수 없으니까 위법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야 하느냐? (문제가 있는)관련조례를 통과시켜야 하느냐”고 이 시장에게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해 익산시는 손 의원의 5분 발언이 끝난 직후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의회 동의를 받는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손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익산시는 “익산시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보강공사 민간투자사업은 ‘익산시사무의민간위탁촉진및관리조례’의 적용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법령(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사업이다”고 해명했다.
민간투자사업 위험성 ‘경고’
손 의원은 이와 함께 민간투자 의존이 커지면서 갈수록 경직되어 가는 익산시 예산상황을 우려하며, 민간투자사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손 의원이 밝힌 익산시 민간투자사업 현황에 따르면 BTL사업으로 모현도서관 건립사업, 복합문화센터 건립사업, 06년 익산시 하수관거정비사업, 09년 익산시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있고, BTO 사업으로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보강공사, 익산시 하수시설사업이 있다.
모현동도서관 민간투자사업은 민간투자액에 104억원으로 익산시와 20년 동안 민간투자금과 운영비를 3,122억원을 지급해야 하며, 복합문화센터 민간투자사업은 민간투자금과 운영비를 20년 동안 투자회사에 904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06년도 하수관거 민간투자사업은 익산시가 20년 동안 662억원을 지급해야 하며, 09년도 하수관거 민간투자사업은 익산시가 20년 동안 90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익산시 하수시설 민간투자사업은 익산시가 20년 동안 2,237억원을 지급해야 하며,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은 익산시가 15년 동안 1,32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손 의원은 “익산시가 민간투자사업 관련 민간투자회사에 지급해야 할 투자금 회수액은 2,013억원, 운영비는 4,327억원으로 총 지출예상액은 6,340억원이나 되고, 연평균 339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여기에 일반회계, 특별회계, 지방채 원금과 이자의 총액 2,742억원까지 고려한다면 익산시가 향후 금융기관 및 민간투자회사에 지급해야 할 예산은 9,082억원이나 된다. 운영비를 제외한 금융비용 즉, 순수부채만 계산한다고 해도 4,756억원이다”며 익산시 재정현황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손 의원은 “하수관련 민간투자사업과 가축분뇨기능보강 민간투자사업은 전적으로 익산시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정부의 결정에 의해 해당 자치단체가 막대한 운영비의 부담을 갖게 되는 만큼 정부와 재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민간투자금은 익산시가 앞으로 갚아야 할 돈이고, 부채라고 할 수 있다. 민간투자사업은 예산을 매우 경직되게 만들고, 매년 고정적으로 일정액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사업의 투자와 예산운영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짚고 “더욱이 현 정부 들어 각종 감세와 대형토목공사로 인해 지방재정이 매우 어렵고 복지예산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비의 증가는 익산시 살림살이에 치명적이다”며 일반회계나 특별회계 등 연도별 계획에 맞게 투자, 재정 건전화를 꾀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