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주년 특집 인터뷰]이춘석 국회의원에게 듣는다
이춘석 의원은 민주당내에서 '일을 잘하면서도, 의리와 소신 있는 국회의원'으로 손 꼽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소속인 이 의원은 변호사출신이란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법안 게이트키퍼 역할과 대여 저격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과정에서 이 의원의 의리와 소신은 단연 돋보였다. 당시 전북 국회의원들이 모두 전북출신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을 지지했던 모습과 달리 이 의원은 자신의 정치 후원자인 손학규 후보를 소신껏 지지하며 '의리'를 지켰다. 결국 손 대표가 승리를 거두면서 이 의원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었다는 평가다.
현재 이 의원은 민주당의 얼굴인 대변인으로 활약하면서 익산과 전북을 넘어 전국적인 인지도를 한껏 높여가고 있다.
소통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지역과 국회를 수시로 오가며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이춘석 의원을 만나 그동안의 의정활동상과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초선의원으로서 국회 활동을 돌아본다면.
제가 국회에 등원한 지가 올해로 3년째입니다. 제게는 그 동안 살아왔던 시간들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상원이라고 불리는 법사위, 예결위, 청와대를 감사할 수 있는 운영위까지 과분한 중책들을 많이 맡겨주셨습니다.
다행히 그 결과에 대해 당이나 언론에서 높이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또 당 대변인을 맡아 당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당을 대표해서 논평과 인터뷰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중앙무대에서 열심히 뛰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만큼 지역발전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몸과 마음이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역에 좋은 일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고 배워서 익산시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역을 위해서도 많은 일을 했다. 활약상을 자평한다면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에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지역 공청회를 통해 여론이 모아지면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을 만나 끊임없이 설득 작업을 했고, 기업체 임원들은 국회의원 배지를 떼고, 익산시민으로서의 진정성을 가지고 만남을 가졌습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확정된 KTX역 복합환승센터 선정은 큰 보람입니다. 순위 밖이었지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 10개 지역 중 우선투자 지역 2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LED협동화단지 유치는 세계최고의 LED클러스터를 익산에서 만들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익산의 숙원사업이자, 전북의 관문으로 성장할 열쇠인 역세권 개발과 신성장동력인 LED산업이라는 양대축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역 사업에 있어서만큼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세일즈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 더 땀 흘리면 익산의 미래가 바뀐다는 생각으로 뛰겠습니다.
-그 간의 의정활동 중 가장 큰 성과와 가장 아쉬운 점은.
제가 소속된 상임위가 법사위와 운영위입니다. 그런데 소관기관들이 청와대, 법무부, 검찰, 감사원… 등 소위 권력·사정기관들이라 상임위 활동이 상당히 고되기로 유명합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현 검찰총장의 매형사건 개입 의혹도 밝혀냈던 일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법사위 3인방이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평소에 주력해왔던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또 최근에는 구제역 감염 원인이 베트남에 다녀온 농민 탓이 아니라는 국제표준연구소의 유전자 조사결과를 단독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그 이후 구제역을 퍼뜨린 주범처럼 몰렸던 안동의 그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는데, 정말 고맙다”는 연락을 해와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끝으로 아쉬웠던 것은, 청와대의 입김으로 감사원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억지 감사했다는 사실은 밝혀냈지만,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를 제자리로 돌려놓지는 못했다는 점입니다. UN에서 인권후진국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돼 더욱 안타깝습니다.
-전북 유일의 ‘손학규 계’ 의원이다. 당 대표 선출 때 의리를 지켰지만, 상당한 모험이었다는 분석도 있는데?
전북도민들은 민주당이 전국적인 정당이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정당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인물을 간절히 원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호남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이 높았던 것도 이러한 희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손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는 첫째, 정치에 입문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는 의리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신념의 문제입니다. 손 대표는 ‘통합의 리더십’을 표방하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지역 간의 통합, 세대 간의 통합, 이념 간의 ‘통합’, 이러한 통합의 가치야말로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거듭나서 대승정치의 모범을 보이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북도민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래야만 우리 전북과 민주당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초선의원으로서 당 대변인이라는 중임을 맡았다. 위상이 높아진 만큼 바빠져 지역구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평가가 있는데?
제가 대변인 활동을 시작한 게 작년 10월 중순부터입니다.
그 때부터 새벽 6시면 집에서 나와 국회에서 씻고 출근길 시사프로그램 인터뷰를 한 다음 당의 주요회의에 참석을 합니다. 상임위도 하나도 아닌 3개 상임위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더 바빠진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대변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중앙활동 때문에 지역에 소홀하다는 얘기는 듣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업주부보다 직장을 가진 엄마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더 부지런히 압축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시간이 나면 낮이건 밤이건 KTX에 몸을 싣고, 과감히 시간을 뺄 수 있을 때는 지역일정을 우선 챙깁니다.
익산에 오면 마음이 편하고 피곤함도 싹 씻겨서, 그럴 때마다 이런 게 바로 고향의 힘이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어떤 부분 때문에 붙었고, 마음에는 드나
법사위는 위원장을 제외하고 15명인데, 이중 민주당은 단 4명입니다.
그래서 초기부터 제가 먼저 항상 포문을 여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숫자가 적기 때문에 항상 정확한 사실로 기선을 제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성격은 안 그런데 사정·권력기관들을 상대하다보니 아무래도 날카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법사위 3인방, 저격수라는 별명이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잘했다는 평가 속에서 나오는 것 같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항상 비공개 자료를 구해 포문을 열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훈장인 동시에 굴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익산갑 조직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다는 평가다, 노하우는 뭔가
민주당 익산갑 지역위원회를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집단이나 조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 2009년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서거, 2010년 지방선거 등 많은 어려움과 고난을 함께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서로 얼굴만 봐도 알고 잘 뭉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큰 잡음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공정성을 원칙으로 꾸려갔기 때문입니다.
이제 내년에는 대선과 총선이 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심판과 더 많은 복지예산 확보를 위해 더욱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서로 같은 뜻을 가지고 익산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든든한 동지들이 있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9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18대 내 걸었던 공약의 실천 정도는
18대 공약의 모토가 10년 후 익산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KTX 익산역을 선상역사로 건립해 동서 균형발전을 꾀하고, 복합환승센터를 만들어 새만금 시대 교통거점지로서의 초석을 놓은 것은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또,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LED산업단지를 유치하고, 관광문화 발전을 위해 국립박물관 설치법․지방문화재 유출방지법 등을 만든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밖에도 공약하지는 않았지만 18대에서 이룬 각종 지역사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자양분이 더 필요한 사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10년 후를 내다보며 어떤 사업을 어떻게 유치해야 익산 발전의 동력이 될지 더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지역 예산과 관련한 많은 부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떻게 대처해 나가나
국회의원에게 들어오는 예산의 대부분은 이곳저곳을 거친 끝에 마지막에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 방법으로는 반영이 어려운 예산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지역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판단이 되면 소관부처 장․차관을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관계 공무원들과 꾸준히 접촉을 합니다. 다행히 제가 법사위이기 때문에 모든 정부 부처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모든 법안이 소위 국회의 상원이라고 하는 법사위로 모두 모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의 경우에는 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하기 전부터 이미 익산의 주요 예산을 각 부처 예산에 반영시켰습니다. 다른 의원들보다 두 배의 노력이 들었지만 이 덕분에 작년 예산안 날치기 와중에서도 중요 예산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남은 기간 동안의 의정활동 계획과 목표는.
총선이 1년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가벼운 정치적 행보보다는 할 일을 다 하는 우직한 일꾼이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사실상 올해 상반기가 국회의원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기 때문에 당장 지역예산부터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입니다. 그리고 지역 민원을 해결하면서 느낀 여러 문제점을 법안에 담아 입법발의도 하고, 기업유치 등 새로운 활력도 모색할 계획입니다.
또, 중앙무대에서는 제 활동으로 익산 전체가 평가되는 만큼 익산 출신 대변인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더 충실히 일하겠습니다. 항상 처음 같은 마음, 우직한 발걸음으로 뛰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봐 주십시오.
-시민에게 한 말씀
사랑하는 익산시민 여러분. 구제역 방역과 물가 폭등 때문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우리 정치가 민생현안에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늘 죄송합니다. 이번 국회에서는 우리 국민이 웃을 수 있는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익산이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여의도와 익산을 오가며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제 손을 잡아주신 분들을 떠올리며 힘을 얻습니다.
시민 여러분을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릴 수는 없겠지만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