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코사업과 관련, 업체 관계자와 공무원을 연결해주고 그 대가로 1억 8천만 원의 금전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브로커 노모씨가 검찰로부터 징역3년에 추징금 1억8천만 원을 구형 받았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이경식 검사는 31일 오전 10시 30분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호제훈 판사)의 심리로 열린 노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이 검사는 이날 결심 의견을 통해 “노씨는 2009년 8월초 김모씨로부터 에스코사업 수주를 부탁 받고 윤 계장에게 (승진을 도와주는 조건 등)영향력을 행사, (김모씨에게)하도급 공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로 2009년 12월부터 3회에 걸쳐 1억8천만 원의 금전을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이 검사는 “노씨와 김씨는 이 돈을 서로 친분에 의해 주고받았다고 하지만 돈을 전달하는 과정 등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노씨와 여러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윤계장의 처의 신빙성 높은 진술과 유서 자료, 정황 등으로 볼 때, 범죄 성립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변호인측은 최종 의견을 통해 “검찰측의 공소사실에는 유죄로 판단할 만한 확정적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에스코사업과 관련해 노씨가 공무원에 청탁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고, 돈도 김씨와 친분관계상 주고받은 것뿐이며, 이 돈은 결과적으로 모두 돌려줬다면서(노씨가)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볼 때, 정황상의 증거만으로 유죄라고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변호인은 “만약 노씨가 받은 돈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면, 노씨가 맨 마지막에 받은 6천만 원 가운데 나중에 돌려준 2천만 원 부분에 대해서만 적용해야 하고, 이럴 경우 벌금형이 타당하다”는 의견 제시와 함께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 김-노 오고간 금전 성격 입증 ‘집중 추궁’
이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직접 신문에서도 노씨는 검찰측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검찰측이 윤계장에게 공사청탁을 부탁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노씨는 “병원 문병차 온 윤계장을 우연히 만나 김씨가 이런 얘기(공사 청탁)를 하더라고 전하니까 윤계장이 ‘00이(김씨)를 잘 안다면서 그렇지않아도 도와줄려고 하고 있다’고 말해,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신경좀 써달라고 말한 적은 있다, 그 일로 윤계장을 특별히 만나 청탁한 적은 없다”며 직접적 관련성을 부인했다.
공무원부부 골프여행 당시 공항에서 윤계장의 처를 봤느냐는 질문에 노씨는 “본 적 없고, 갈 때 택시타고 갔다”며 노씨와 김씨를 공항에서 봤다고 한 윤계장 처의 증언과 상반되게 진술했다.
노씨는 자신이 받았던 1억 8천만원에 대해서는 “김씨가 신세를 갚는다며 3차례에 걸쳐 전달했다가 회사자금상 필요하다고해 다시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김씨와 2009년 7월22일 이전에 서로 100여통의 전화를 주고 받았는 데 그 이후 전화통화를 한 기록이 한통도 없느냐는 질문에 “통화를 했나 안했나 모르겠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노씨는 2010년 1월초 익산의 모 식당에서 윤계장부부와 주모국장, 노씨 등이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날 윤계장의 처가 “인사 문제로 항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말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익산의 모 공업사 앞에서 윤계장의 처가 “당신들이 요구한 대로 다 처리했는데 돈 천오백만원 주고, 공직생활을 못하게 하느냐, 남편이 처벌받으면 당신들도 다 처벌받아야 한다”고 쏘아 붙인 적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노씨는 “내가 아닌 00이(김씨)한테 추궁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윤계장의 처가 “당신들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서 각서를 요구했다는 데 써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노씨는 “있다”고 인정하며 “신원이 확실한 나에게 책임을 물으려 해 걱정하지마라 책임지겠다고 써줬다”고 진술했다.
변호인 “정치적 영향력 검찰 공소, 사실아니다”논박
이어 피고인 직접 신문에 나선 변호인측은 노씨가 인사권 등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에 주력했다. 이는 노씨가 자신의 정관가 안팎의 영향력을 활용, 윤계장에게 승진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이번 일을 꾸몄을 것이라는 검찰측의 주장을 논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호인측은 노씨에게 “공소장에 노씨가 이한수 익산시장 후보 선거캠프 사무국장으로 적시되어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 않느냐”고 묻자 노씨는 “사실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또 “노씨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의 직원 1400명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진성당원으로 가입시켜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은 것에 대해서도 노씨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재판장은 양측의 직접신문을 정리하면서, 노씨의 진술중 상식에 벗어난 점을 집중 지적했다.
재판장은 공무원들이 부부동반으로 제주도 골프여행을 가는데 노씨가 혼자 동행한 점과 김씨와 1억8천만원 가량을 왔다갔다하면서 현금을 금융기관에 한 번도 보관 안한 점, 공무원들이 만나는 자리에 병원홍보계장이 자주 참석하는 점, 윤계장이 유서에서 자신을 지목해 원망하고, 윤계장의 처가 책임을 추궁하는 점 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편, 노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월 18일 오전 9시 50분 군산지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