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익산대 통합과정에서 시민대책위에게 3천만 원의 금품을 약속‧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이한수 익산시장에게 벌금 500만원이 구형됐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익산시청 최모 국장과 전직 6급 공무원 장모씨에 대해서는 각각 벌금 100만원이 구형됐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이 선고되면 당선이 무효가 돼 선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국원 검사는 27일 오후 2시 30분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호제훈 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 시장 등 3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공직선거법상 금전을 약속‧기부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국 검사는 이날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시장은 2007년 7월 16일 ‘익산대-전북대 통합합의서 이행촉구 익산시민대책위 출범식 후 사무실에서 선거구민인 대책위원들에게 ’운영경비를 지원하겠다’면서 금전제공을 약속하고, 약 5개월 뒤인 2007년 12월 28일 농협익산시지부를 통해 익산환경운동연합 계좌로 3천만 원의 금전을 기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구형 배경을 밝혔다.
국 검사는 이어 "이 시장이 시청공무원의 책임자로써 부하들에게 이 같은 일을 시키고도 모르는 일이라고 변명하며 부인하는 것은 공인으로 정당하지 않다"며 “금권선거의 방지 및 선거의 공정‧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취지에 따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구형 사유를 부연했다.
변호인 “범죄구성요건‧사회상규, 위법성 없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최후 변론에서 “이 사건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사회상규에 비추어도 그 위법성이 없다”면서 검찰의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시장의 변호인단은 이 시장의 공소사실 중 ‘기부행위 약속 부분’에 대해 “약속도 없었고, 진정인 말대로 했다고 치더라도 익산시에서 행정적으로 가능한 지원 방법이 있다면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한 의례적인 인사말 정도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에서 말하는 기부행위 약속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그 같이 주장했다.
‘농협을 통한 금전 제공’혐의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지방자치단체장 개인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익산시와 협의하에 농협이 공식적‧합법적으로 한 이 사건 일련의 행위는 익산시의 행위일지언정 이 시장 개인의 행위가 아니다”며 “이 사건은 기부행위자와 출연자가 다른 경우로, 이 시장이 이 사건 기부의 효과를 자신에게 돌리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론을 폈다.
변호인은 특히 “이 사건은 지방선거 2년 이상 전에 있었던 것으로 선거 관련성이 거의 없다”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은 대책위는 선거 2년 전에 이미 해산된 단체로서 이 사건의 기부행위가 2010년의 당해 선거에 무슨 영향을 주었다거나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볼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도 최후 진술을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고, 주민들과 소통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진정인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잘 마무리 돼 지역갈등이 하루빨리 치유되고, 화합, 배려 소통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 선처바란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장계장 1차심리 증언 뒤집어 "과장, 허위했다"
이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직접 신문에서 장계장은 1차 심리에서 "검찰측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한 진술을 모두 뒤 집었다.
장계장은 "검찰조사 당시 이시장 등에 서운한 감정이 많았었고, '죽을라면 똑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관련 내용을 과장,허위로 진술을 하게 된 것이다"면서 "허위 진술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고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장 계장은 "이 시장이 당시 대책위원들에게 경비 지원 약속을 하지 않았고, 비용문제는 보고하지 않았다, (이시장의)지원방안 발언은 행정적 지원을 검토하라는 의미지 비용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농협 협력기부금 관련해서도 최국장에게는 상의했으나 이시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아 진행상황 등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시민대책위와 행정과의 창구역할을 맡았던 핵심 관계자인 장계장이 애초 이시장이 시민대책위에게 운영경비지원을 약속‧제공했다고 진술했던 검찰에서의 진술과 1차 심리에서의 증언을 완전히 뒤집음에 따라 검찰측의 공소유지의 근거가 더욱 약해졌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편, 이 시장 등 3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오는 18일 오후 2시에 군산지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