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5기 제 6대 의회가 새롭게 구성된 가운데, 전반기 2년을 이끌 의장단 선거가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치단체장에 버금가는 예우를 받는 의장직에 뜻을 세운 의원들은 저마다 자신의 의중을 공식화하지 않은 채 물밑 세 불리기에 매진하는 등 이른바 ‘정중동(靜中動)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체 25명의 의원들이 ‘교황 선출제’로 투표를 하다 보니 과반수 지지표 확보를 위한 물밑득표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
특히 과반을 확보한 확실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입지자들은 상임위원장 직 배분과 조건부 합종연횡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보여 의원들간 이합집산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익산시의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되는 임시회를 통해 전반기 2년을 이끌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것은 물론 4개 상임위원회의 장 및 위원을 구성하는 등 제 6대 의회의 전반기 원구성을 마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부 입지자들은 일찌감치 의장직 출마를 비공식적으로 피력하고 의원 개인별 접촉을 강화하는 한편 중립성향 의원의 표심 확보에 주력하는 등 물밑 세불리기가 한창이다.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염두에 둔 후보들도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치열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회 안팎에선 6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적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議長. 장오준 vs 양종규 vs 박종대 '삼각 구도'
현재 전반기 의장 선거 출마자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시의원은 4선의 장오준 현 부의장과 역시 4선인 양종규 당선자, 3선의 박종대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몇몇 의원들이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다.
4선인 장오준 현 부의장은 조만간 출범할 6대 의회 구성원 중 최다선 의원이란 점과 5대 의회 때 하반기 부의장을 역임했던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같은 선거구인 최종오 의원의 부의장 도전으로 같은 선거구에서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독차지하려한다는 견제와 반발 심리 등은 장의원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양종규 당선자도 장의원과 마찬가지로 4선과 부의장을 역임한 경력 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지난 선거에서 낙선해 동료의원들의 지지를 받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뛰어넘어야 할 과제다.
박종대 의원은 지난 5대 의회에서 기획행정위원장을 경험하는 등 의정경험과 동료의원과의 친화력 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4선 의원이 2명이나 출사표를 던진 터라 선수(選數)면에서 밀린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의장 선거도 의장 선거 못지않게 치열하다.
현재 물망에 오른 부의장후보로는 재선의 주유선, 송병원, 최종오 의원 등 3사람이다.
이처럼 3파전으로 진행되는 의장선거 후보가 모두 익산갑지역 민주당 출신 당선자들이어서 일각에선 갑에서 의장, 을에서 부의장을 전략적으로 설계했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이 의장과 부의장 입지자들이 치열한 물밑 득표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행자위 등 4개 상임위원장에는 모두 10명의 후보군이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내비치는 등 6대 의장단 구성이 과열양상을 띄고 있다.
선거 변수 ‘합종연횡, 국회의원 의중’
이에 따라 각 선거별 후보들이 상호 연대를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께 합종연횡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선거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예컨대, 의장 후보와 부의장 후보간, 의장 후보와 상임위원장 후보간, 부의장 후보와 상임위원장 후보간 서로 2∼3인씩 짝짓기를 통해 교차 지원하는 전략이 물밑에서 타진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의장단 구성의 가장 큰 변수로 현역 국회의원의 의중을 꼽고 있다. 시의원에게 가장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입지자들은 국회의원 의중에 따라 선거 판도가 갈릴 것으로 보고 의중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A의원은 "후보들간 합종연횡이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이달 말을 전후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 변수가 될 것"이라며 "현역 국회의원들의 의중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원내 2당인 국민참여당 ‘캐스팅보트’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원내 제2당이자 의석수 2석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참여당과 4석의 무소속, 1석의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의장단 구성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명의 재선 의원이 있는 국민참여당의 경우 가능성이 없는 관계로 의장 후보는 내지 않더라도 무소속 후보와 민노당과 연대하면 의장단 선거에서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현재 4석의 상임위원장 가운데 1석을 국민참여당에 배정하지 않을 경우 현재 거론되고 있는 판도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초로 예정된 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과연 국민참여당이 캐스팅보트로 역할을 하면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아니면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모든 의장단을 독차지 할 지 여부에 지역 정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교황선출방식'은 비공식적인 접촉을 통한 의사전달과 개별적인 비밀 선거운동이 이루어져 갖가지 폐단을 야기함에 따라, 선출방식을 '후보 등록 및 정견 발표에 이은 공개투표' 방식으로 전환해 의장단 구성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시의회는 이 같은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