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장 후보자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무소속 박경철, 김재홍후보가 열띤 토론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현역 시장이자 강력한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가 빠진 채 진행된 두 무소속 후보끼리의 대결은 다소 맥 빠진 토론회가 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방청석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후보자간 열띤 토론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서로 다른 시민 단체나 모임 등을 통해 각각 추대된 두 후보는 시민 추대 후보란 명분과 프레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토론회 내내 시민후보 명명과 과거 전력 등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이끌었던 민선 4기 익산시정 평가에 대해서는 해당 후보가 불참한 상황 속에서도 서로 질세라 날선 비판과 혹평을 쏟아내며 공세를 폈다.
이날 토론회 분위기는 강력한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와 또 다른 무소속 후보 1명이 빠진 채 무소속 후보 2명만이 토론을 벌이는 상황을 반영하듯 격렬한 공방과 설전보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고, 주최측의 진행도 돌발상황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익산시장 후보자 초청토론회는 시장 후보에 대한 자질 검증과 시민 알권리 등을 위해 익산시민단체협의회와 소통뉴스, 익산투데이, 익산시민뉴스 등 익산지역 3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19일 저녁 7시 영등 시립도서관에서 마련한 것으로, 시장선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150여명의 시민들이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총 4명이지만,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당 이한수 후보와 무소속 노경환후보의 불참으로 박경철과 김재홍 두 무소속후보 끼리 맞대결을 펼쳤다.
주최 측은 불참한 후보들에게 ‘시민 알권리와 자질 검증 등에 대한 기회가 차단된 점’ 등의 이유를 들어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익산시민단체협의회는 이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격적인 토론에 나선 무소속 박경철, 김재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익산시장으로서의 적격성과 공약 및 비전 등을 제시했다.
또한 익산시민들의 주요관심사인 민선 4기 익산시정 평가를 비롯한 반복되고 있는 공직자의 부패비리 근절 대책,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신청사 건립 문제 등 익산의 각종 현안에 대해 저마다의 소신과 판단을 조목조목 피력했다.
민주당 이한수후보와 무소속 노경환후보의 불참으로, 박경철, 김재홍 두 후보가 저마다 익산시장으로서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무소속주자인 두 후보는 첫 순서인 기조연설에서부터 민선 4기를 이끈 민주당 이한수 후보를 겨냥해 날선 비판으로 공세를 폈다.
첫 번째 기조 연설자로 나선 박경철 후보는 민선 4기 익산시정을 위기상황으로 진단한 뒤, 이 같은 위기를 통합과 탕평의 리더쉽으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현재의 익산시는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한 이래 가장 심각한, 익산이 당면한 가장 커다란 절박함 위험에 처해있고, 지역경제는 막대한 부채 등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시장 공천 둘러싼 문제 등으로 익산은 마치 경쟁과 갈등의 현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이러한 부정과 비리 등의 갈등을 불식시키고 오해를 해소하는 통합과 탕평의 리더쉽을 가진 사람만이 익산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 이 자리에 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재홍 후보는 민선 4기에 발생했던 불미스런 사건들을 거론하며 부패 비리 청산과 도덕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부패 비리로 얼룩진 익산을 하루빨리 명예 회복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부패비리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중앙정부나 대기업 어느 쪽에도 경제지원을 요청할 수 없고, 부패비리의 복마전이라고 소문난 지자체에 어느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어느 기업이 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힘을 합쳐 부패비리를 청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에서 검찰 수사 의뢰와 언론도 누차 문제 제기한 의혹은 비록 사법적 처리 결정이 늦더라도 선거과정에서 유권자들에 의해 검증돼야지 않겠느냐”며, “이번 익산시장선거야말로 후보를 결정하는 데 두 가지 기둥인 정책 능력과 도덕성이 있는데 정책 전문성보다는 먼저 도덕성을 앞에 둬야 할 것 같다. (그 이유는)도덕성이 바탕위에 정책이 있지 않으면 그 정책을 내세워 비리를 저지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통질문인 민선 4기 익산시정에 대한 평가와 반복되는 부패비리 대책과 관련해서는 날선 비판과 혹평을 쏟아냈으며,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과 중앙동 등 원도심 활성화 대책, 대형유통업 규제와 중소상인 피해 대책 등에 대해서는 각자의 정책판단에 따른 소신을 피력했다.
다만,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익산시청 청사 신축문제에 대해서는 박 후보가 안전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축 추진의 시급성을 주장한 반면에 김 후보는 안전성, 예산투자, 시민자긍심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추진해야 한다며 회의적 입장을 취하는 등 두 후보가 견해차를 보였다.
질문하는 후보가 주도권을 쥐는 자유토론에서 김 후보는 선심성 민간단체지원금 등 비교적 무난한 질문으로 의견을 물은데 반해 박 후보는 질문시간을 최대로 활용하며 상대 후보의 민감한 부분에 대해 정치 공세를 섞어 압박하는 등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시정의 문제점 등을 비판한 김재홍 후보의 기자회견 발언을 문제 삼아 사직당국에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한 민주당 이한수 후보에 대해서는 두 후보가 입을 모아 협공을 펴기도 했다.
사전 예고된 질문이 아닌 ‘나만의 공약이나 정책’을 묻는 사회자의 돌발 질문에 대해, 박 후보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빈곤탈출 프로그램인 ‘익산희망은행’추진을 꼽았고, 김 후보는 고도 익산에 신라의 천년 경주와 같은 백제의 천년 익산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꼽았다.
마지막 발언에서도 김 후보는 하얀색 한복을 입은 의미와 이순신장군의 백의종군의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는 각오 등을 설명하며 깨끗함을 강조한 반면, 박 후보는 도덕성을 강조하는 김 후보가 많은 문제점과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 이런 시민추대란 문구를 쓰는지 아쉽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날 토론회의 의제인 공통질문에 대한 후보자 별 소신과 쟁점은 별도로 정리해 계속해서 보도 예정입니다]
민선5기를 이끌 익산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토론회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 등을 유심히 경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