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농협 조합장 부인이 입원하고 있는 전북신도청 근처의 한 정형외과.
익산농협 조합장과 부인 등의 잦은 입원과 이에 따른 임직원들의 ‘눈 도장성’ 병문안이 조합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몸이 아파 입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병문안을 하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지만, 조합장의 잦은 입원에 따른 논란에 이어 부인의 경미한 치료(?)의 입원까지 사내 공식 경로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알리며 사실상의 병문안을 유도했다는 구설수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일부 조합원들과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조직의 장으로서 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13일 익산농협 조합원 등에 따르면, 조합장 A씨를 비롯한 부인 B씨가 이번 입원을 포함해 반년사이 세 번에 걸쳐 입원했고, 이때마다 조합 임∙직원들에게 사내 공식 경로로 문자메세지를 보내 임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는 것.
특히, 조합장 부인의 경미한 치료의 입원까지 임직원들에게 사내 공식 경로를 통해 통보, 사실상 병문안을 유도하면서 일부 임원들과 직원들의 불만이 비등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일 오전 10시 직후에는 "알림, 조합장 사모님께서 입원 가료중, U정형외과(전북도청 앞) *02호"라는 메세지가 임.직원 휴대폰 메세지로 전달됐다며, 해당 메시지를 공개했다.
또한 익산농협 산하 지점장 등 특정 간부 메일에는 ‘익산농협 총무과’ 명의로 비슷한 내용의 이메일이 보내져 왔다.
이에 앞서, 조합장 A씨는 뇌물수수혐의로 투옥 직전인 작년 10월께 익산시 영등동 N병원에 수일간 입원한 바 있고, 금보석 출소 직후에도 같은 병원에 1주일가량 입원했으며, 이 당시에도 이런 방식으로 알려와 문병 가는 임.직원이 줄을 이었다는 게 일부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이 같이 직원 인사권 등 조합의 전반적인 권한이 있는 등 사실상 무소불위 권한을 갖고 있는 조합장과 그의 부인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임직원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할 때, 사내 공식 경로로 소식을 전한 것 자체가 병문안을 유도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사내 공식 경로로 알려온 이들의 입원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가지 않을 이른바 '간 큰 직원이 몇이나 되겠느냐'는 조합원들의 지배적 시각에서 기인한다.
이 처럼 조합장 부인의 입원소식이 임,직원들에게 통보되자 일부 임.직원들은 뒤질세라 너도나도 ‘눈 도장성’병문안을 다녀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일요일인 9일에는 조합장 부인이 입원한 병원에 이 농협 K상임이사와 S중견 간부가 병문안을 다녀오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목격됐고, 심지어 근무시간인 11일 오후에는 익산농협 산하 L, J지점장 2명이 병문안을 다녀오는 모습도 눈에 뗬다는 것. 이 밖에, 또 다른 임직원들도 조합장 부인의 병문안을 속속 다녀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조합장의 잦은 입원은 물론 조합장 부인의 입원까지 사내 공식 경로로 알리면서까지 사실상 병문안을 유도하자, 이를 두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직의 장으로서 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익산농협 관계자 C씨는 “몸이 아파 입원한 환자에게 병문안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연례행사처럼 자주 입원하면서 매번 사내 공식 경로로 알리는 것은 조합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임직원에게 병문안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며 “심지어 조합장 부인의 단순 입원까지 임직원에게 통보해 병문안을 유도하는 것은 조직의 장으로서 바람직한 처사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익산농협 관계자는 “그간 임,직원들이 애경사가 있을 때마다 문자메세지나 공고를 통해 연락을 취해왔다”면서 “이번도 통상적으로 알려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익산농협은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남성조합원들에게 관광 성격이 농후한 견학을 다녀와 ‘기부행위나 사전선거운동 의혹 논란’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또다시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이와 유사한 관광성 견학 추진을 계획하고 나서 여론의 ‘눈과 귀를 닫은 안하무인’조합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