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함라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암 발병의 원인이 이 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서 주연료를 사용했던 '수천 톤의 연초박(담뱃잎찌꺼기) 일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 마을 주민들이 이 비료공장에 수천톤의 연초박을 위탁처리했던 KT&G의 적법성에 대한 사법기관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익산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최재철) 소속 주민 10여명은 30일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G가 담배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연초박'을 익산 장점마을 인근 비료제조 공장에 수년 동안 위탁처리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이 요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환경부의 역학조사 중간보고 내용에는 KT&G 신탄진 공장에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242톤이 반입됐고, KT&G 자료에도 신탄진 공장에서 647.8톤, 광주공장에서 177.5톤을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에서 위탁처리 한 것으로 돼 있다는 것.

이와 관련 대책위는 정부 역학조사를 근거로 연초박과 집단 암 발병이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의뢰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환경안전건강연구소의 중간조사 결과, 마을에 침적한 먼지 등에서 TSNA(담배특이 니트로사민)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대한가정의학회에 따르면 TSNA는 담배에만 존재한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기도 하다. 오래 노출되면 폐암, 구강암, 식도암, 췌장암, 방광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고온상태에서 연소나 건조 시에 발생한다는 TSNA가 검출됐다는 것은 연초박에 열이 가해졌다는 증거”라면서 “TSNA가 검출된 이상 KT&G는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생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강농산은 연초박을 보관시설이 아닌 공장 밖에 야적해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2016년 익산시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적 있고, 또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인 세정탑이 제 기능을 못 하는가 하면, 폐수와 폐가스를 재활용해 고농도 악취에 따른 행정처분도 수차례 받았다”면서 “수탁업체의 처리 능력을 살피지도 않고 폐기물을 위탁한 것은 KT&G의 잘못과 책임이다”고 지적했다.

최재철 대책위 위원장은 “연초박의 적정 처리 여부도 확인 안 하고 위탁계약을 한 KT＆G도 집단 암 사태의 책임이 있다”며 “사법기관은 담배폐기물인 연초박이 적법하게 처리됐는지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요구했다.